오랫동안 기다리던 영화 홀리모터스가 드디어
국내개봉을 하게되었습니다. 이 영화의 첫 장면으로 돌아가 볼까요?
우선 줄거리를 살펴보고가자면...
영화관을 [가득] 메운 [관람]객들의 모습이 스크린을 [가득] 메운 답니다. 일제히 눈을 감고 있는 [관람]객들은 옴짝달싹하지 않은 채 그저 객석에 가만히 앉아 있어요. 모두 잠을 자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죽어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들 앞에 상영되고 있는 영화가 킹 비더 감독의 [서민]{1928}이라는 사실은 오직 소리를 통하여서만 짐작할 수 있어요. 그 광경 위에 영화 제목 [홀리 모터스]가 나타나는 건 꽤나 의미심장한 ‘선언’이군요.
바로 다음 장면에서 침대에서 자고 있던 남자는 잠에서 깨어 열쇠로 변한 손가락으로 벽에 붙은 문을 열고 영화관 안으로 들어온다. 그 남자는 바로 이 영화를 연출한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군요. 그의 등장은 영화관 안에 생명을 깨우는 신호다.
그의 뒤를 따라 객석 복도에 차례로 [갓]난아기와 검은 개가 걸어 들어온다. 아장아장 걷는 [갓]난아기와 기괴한 분위기를 풍기는 검은 개의 발걸음 위로 마치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이렇게 뇌까리는 소리가 들리는 듯합니다. “당신들이 보고 있는 영화는 죽었어. 이제부터 내가 진짜 살아 있는 영화를 보여줄게.” 그제야 비로소 영화는 하루에 아홉 개의 삶을 사는 주인공 오스카의 이야기로 넘어갑니다.
[홀리 모터스]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폴라X] 이후 13년 만에 만든 장편 영화다. [홀리 모터스]에서 오스카가 연기하는 아홉 개의 삶, 돌발적으로 일어난 노상 살인극, 옛 연인 진{카일리 미노그}과의 우기일 만남을 보고 있노라면 각기 다른 스타일의 영화 십 수 편이 한데 묶여 있는 것 같다. 모션 캡쳐 전문 배우의 에피소드로 CG를 적극 활용한 영화의 제작 과정을 훔쳐보는 것은 물론{이 에피소드는 그 자체로 황홀하면서도 [관능]적인 시각적 충격을 선사한다}. 광인의 에피소드에서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이 2008년에 연출한 옴니버스 영화 [동경~] 중 [광인]의 주인공 광인{드니 라방}을 이번엔 동경이 아닌, 프랑스 묘지 지하도에 풀어놓습니다. 아코디언 연주자의 막간극에서는 심장을 쿵쾅거리는 행진곡을 연주하고, 암살자와 희생자의 에피소드는 간담 서늘한 느와르로 변합니다. 오스카가 옛 연인 진과 재회하는 순간 영화는 애수 어린 뮤지컬이 된답니다.
동시에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이 영화에서 수많은 고전 영화들을 인용하고 있어요. 예를 들어 마지막 장면에서 [운전]사 셀린{에디뜨 스꼽}이 하늘색 마스크를 쓰는 건, 에디뜨 스꼽이 스물세 살 때 열기일 조르주 프랑주 감독의 [얼굴 없는 눈]{1960}을 인용한 것이군요.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홀리 모터스]에서 영화적 형식과 쟝르의 다양성을 마음껏 탐구합니다.
또한 마치 퍼즐을 맞추듯 본인이 좋아하는 수많은 영화의 조각들을 끼워 넣었습니다. 레오스 카락스 감독은 [홀리 모터스]에서 영화의 우주를 탐험하려고 했는지도 모릅니다.
무튼 이번 영화의 몽환적 배경과 스토리가 인상깊은 가운데
별도의 쿠.키.영.상은 존재하질 않는군요 참고해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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