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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길티 쿠키영상 엔딩크레딧은? 신선한 덴마크 영화 감상기

by 행복한플라비 2019. 3.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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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88분 동안 덴마크의 긴급 신고 센터에서 한 발도 벗어나지 않는다. 

그런데도 쫓아갈 이야기가 바쁘게, 끝내 숨 막히게 흐른다. 

우선, 퍼즐 두 개를 맞춰야 한다. 첫째는 주인공 아스게르(야곱 세데르그렌)의 퍼즐이다. 

그는 왜 내일 법원에 나가는가. 형사였던 그가 지금 여기 와 있는 사연은 무엇인가. 



둘째는 그에게 걸려온 신고 전화에 관한 퍼즐. 

납치당한 것으로 보이는 여자(제시카 디니지)는 무사히 구조될 것인가. 

그는 누구에게 왜 납치당한 것인가. 




영화는 두 퍼즐에 관한 단서를 조금씩 아주 영리하게 풀어 놓으며 

극에 흐르는 모든 상황과 대사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만든다. 긴장을 놓을 틈이 없다. 



극 중반을 넘기면서, 아스게르의 퍼즐과 여자의 퍼즐은, 

영화 제목 그대로 ‘죄책감’을 통해 하나로 이어진다. 두 퍼즐이 서로의 안으로 들어가고,

 ‘퍼즐 맞추기’의 기술적 재미, 그 이상의 주제로 나아간다. 그 밑그림이 놀랍도록 훌륭하다. 


슬프게도, 때로는 ‘지나친 선의’가 일을 그르친다. 

내가 그것을 잘 알고 있다고, 꿰뚫어 보고 있다고 생각하는 자만. 



지난하고 복잡하고 절차를 따르다 선의를 행할 기회를 놓치느니 

차라리 나만의 요령과 지름길을 따라 일을 해결하려 드는 독단. 

어쩌면 그것이 악의만큼이나 번번이 일을 그르치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어떤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덮어둔다 해도, 그것을 완전히 감출 수는 없다는 진실. 

무언가를 제대로 해결하지 않으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순간, 

그것에 다시 발목 잡히게 된다는 인생의 진리까지. 

영리한 스릴러로 출발해 묵직한 도덕극으로 향하는 영화. 



구스타브 몰러 감독의 이름을 기억해야겠다.

영화의 마침은 내 안에 큰 울림으로 퍼져나간다... 그래서 그런지

쿠키가 없음에도 나는 자리를 가벼이 일어날 수 없었다.

(쿠키 엔딩크레딧 영상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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